할리우드의 대표적 역사 건축물 중 하나였던 할리우드 센터 모텔(Hollywood Center Motel) 이 또다시 화재로 전소되며, 로스앤젤레스의 소중한 문화유산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LA 소방국에 따르면 화재는 1월 5일(일) 밤, 선셋 블러바드(Sunset Boulevard) 인근에 위치한 해당 건물에서 발생했다. 이 건물은 1905년 이전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100년 이상의 역사적 구조물로, 최근 수년간 장기간 방치돼 있었다. 화재 원인은 아직 공식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이번 화재는 불과 3개월 만에 발생한 두 번째 화재로, 건물은 사실상 폐허로 변했다. 지역 보존 단체들과 주민들은 이번 피해가 “충분히 예방 가능했던 인재(人災)”라며 분노와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보존 단체 ‘에소투어릭(Esotouric)’의 김 쿠퍼(Kim Cooper)는 “이것은 너무도 무의미한 상실이다. 우리는 이를 ‘방치에 의한 철거(demolition by neglect)’라고 부른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보존 단체 할리우드 헤리티지(Hollywood Heritage) 의 브라이언 커런(Brian Curran)은 “시와 시의회 사무실, 건축국에 수차례 보안 강화를 요청했지만, 번번이 실행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모텔은 과거 영화 ‘L.A. 컨피덴셜(L.A. Confidential)’ 등 여러 작품의 촬영지로 사용되며 선셋 블러바드의 상징적 풍경으로 자리해 왔으나, 최근 수년간 울타리로 둘러싸인 채 방치되며 급속히 훼손돼 왔다. 인근 주민들에 따르면 해당 건물과 주변 지역은 쓰레기 적치와 노숙인 임시 거처로 변하면서 안전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인근 거주자 키스 존슨(Keith Johnson)은 “결국 무단 점거가 이뤄지고, 사람들이 들어와 장기간 머무르게 된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만난 한 노숙인은 추운 날씨를 피하기 위해 내부에서 불을 피우다 화재가 확산됐을 가능성을 언급했으나, 정확한 경위는 확인되지 않았다. 쿠퍼는 “노숙인들을 비난할 문제가 아니라, 아무런 관리 계획 없이 부동산을 매입하고 방치한 소유주와 이를 방관한 시 행정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화재는 최근 LA 전역에서 장기간 방치된 역사 건축물들이 잇따라 화재로 소실되고 있는 흐름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이번 화재가 발생하기 직전 LA 시 문화유산위원회(Cultural Heritage Commission) 는 해당 모텔을 직접 둘러볼 예정이었으며, 시 당국은 화재 이후에도 예정된 현장 방문 일정은 유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휴고 소토 마르티네스(Hugo Soto-Martínez )LA 시의원 측은 성명을 통해 “지역사회가 보존을 위해 노력하던 역사적 구조물을 잃게 되어 매우 안타깝다”며 “화재 진압과 주민 안전을 위해 헌신한 소방대원들에게 감사드리며, 시 관련 부서들과 협력해 해당 부지의 안전 확보와 후속 조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