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인공지능(AI) 기술 파트너로 구글의 제미나이(Gemini)를 선택하면서 기술 경쟁 구도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이 소식에 힘입어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시가총액은 장중 4조 달러(약 5800조원)를 돌파했다.
12일(현지시간) 애플과 구글은 공동 성명을 통해 차세대 애플 파운데이션 모델을 구글의 제미나이 모델과 구글 클라우드 기술을 기반으로 구축하는 다년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구글의 AI 기술은 올해 공개될 예정인 AI 비서 ‘시리’의 새 버전을 포함해 ‘애플 인텔리전스’ 시스템의 주요 기능을 구동하는 핵심 요소가 될 전망이다.
애플은 계약 배경에 대해 “신중한 평가 끝에 구글의 AI 기술이 애플 파운데이션 모델을 위한 최적의 기반이라고 판단했다”면서, 이번 제휴를 통해 사용자에게 더욱 향상된 AI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계약의 정확한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일부 외신 보도에 따르면 양사는 연간 약 10억 달러(약 1조4000억원) 규모의 협약을 조율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계약 발표 이후 나스닥에서 알파벳 주가는 클래스 A 기준 장중 한때 전일 대비 1.5% 이상 오르며 시총 4조 달러를 넘어섰다. 이로써 알파벳은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애플에 이어 역사상 네 번째로 시총 4조 달러를 돌파한 기업이 됐다.
구글은 과거 AI 플랫폼 ‘바드(Bard)’가 비판을 받으며 경쟁사인 오픈 AI(OpenAI)에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이후 발표한 제미나이3 프로(Gemini 3 Pro) 등 신모델과 AI 가속기 칩, 구글 클라우드의 성장세가 시장의 평가를 반전시켰다.
한 애널리스트는 “AI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구글은 AI 칩, 인프라, 모델을 모두 갖춘 기업으로 경쟁력이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이번 협력은 스마트폰 및 플랫폼 경쟁 구도 속에서 양사가 서로의 강점을 결합한 전략적 제휴로 평가된다. 애플은 그간 자체 AI 개발을 추진해 왔으나 기술적 난제와 지연으로 인해 외부 협력을 택하게 됐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애플은 향후 이 기술을 기반으로 AI 비서 ‘시리(Siri)’를 포함한 다양한 AI 기능을 강화하며, 개인화·맥락 이해 능력 등이 대폭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