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반도체 선도 기업 엔비디아가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릴리와 손잡고 신약 개발 혁신에 나선다.
엔비디아는 일라이릴리와 함께 업계 최초의 ‘AI 공동 혁신랩(AI co-innovation lab)’을 설립하고, 제약 산업이 직면해 온 난제를 인공지능 기술로 해결하겠다는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이번 협력은 12일부터 15일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공개됐다.
양사는 향후 5년간 인재 확보와 연구 인프라, 컴퓨팅 자원에 최대 10억달러를 공동 투자하기로 했다. 새 연구소는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에 설립되며, 생물학·과학·의학 분야의 릴리 도메인 전문가들과 엔비디아의 최상위 AI 모델 개발자 및 엔지니어들이 한 공간에서 협업하게 된다.
이 연구소에서는 대규모 데이터를 생성하고 신약 개발을 가속화할 수 있는 고성능 AI 모델 구축이 핵심 과제로 추진된다. 주요 플랫폼으로는 엔비디아의 생명과학 특화 AI 플랫폼인 바이오네모(BioNeMo)가 활용될 예정이다.
엔비디아 측은 초기 단계에서 릴리의 에이전틱 웻랩(wet lab)과 컴퓨팅 기반 드라이랩(dry lab)을 긴밀히 연결하는 ‘지속적 학습 시스템’ 구축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생물학자와 화학자를 지원하는 24시간 연중무휴 AI 보조 실험 환경이 조성된다.
릴리는 앞서 지난해 가을 제약 산업 내 최고 수준의 컴퓨팅 인프라인 ‘AI 팩토리(AI Factory)’ 구상을 발표한 바 있다. 이는 새로운 분자를 식별·최적화·검증하기 위한 대규모 생의학 파운데이션 모델과 프런티어 모델을 고속·고정밀로 훈련시키는 것이 목표다.
양사는 신약 개발 초기 단계뿐 아니라 임상 개발, 제조, 상업 운영 전반에 AI를 적용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모색하기로 했다. 릴리의 AI·머신러닝 플랫폼 ‘릴리 튠랩(Lilly TuneLab)’에는 향후 엔비디아의 생명과학용 AI 플랫폼 클라라(Clara) 오픈 파운데이션 모델도 포함될 예정이다.
이번 공동 혁신랩은 스타트업 생태계와의 연계를 통해 연구자들에게 심층적인 전문성과 대규모 컴퓨팅 자원 접근성을 제공하는 역할도 맡는다. 연구소는 올해 초 미국 사우스 샌프란시스코에서 본격 가동될 예정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AI는 모든 산업을 변화시키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생명과학 분야에서 가장 심오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엔비디아와 릴리는 양사가 축적해 온 최고의 역량을 결합해 신약 개발의 새로운 청사진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A. 릭스 릴리 이사회 의장이자 CEO 역시 “방대한 데이터와 과학적 지식을 엔비디아의 컴퓨팅 성능과 모델 구축 전문성과 결합함으로써 신약 개발 방식을 근본적으로 재창조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 기업만으로는 달성하기 어려운 혁신적 돌파구를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