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백과(위키피디아)가 인공지능(AI) 기업들과의 협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위키백과를 운영하는 위키미디어 재단은 창립 25주년을 맞은 지난 15일, 다수의 AI 기업들과 광범위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에는 아마존,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대기업은 물론 미스트랄, 퍼플렉시티, 에코시아 등 AI 스타트업도 포함됐다.
계약에 따라 이들 기업은 위키백과의 방대한 콘텐츠를 AI 훈련 목적에 맞게 재가공한 데이터를 재단으로부터 구매하게 된다. AI 기업은 신뢰도 높은 정제 데이터를 확보하고, 위키미디어 재단은 위키백과 운영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는 ‘윈윈’ 구조라는 설명이다. 전 세계 인터넷 사이트 가운데 방문자 수 기준 상위권에 속하는 위키백과는 방대한 분량과 객관성, 신뢰성을 갖춘 콘텐츠로 AI 학습용 데이터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다만 재단은 구체적인 계약 조건과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재단은 AI를 위키백과 편집자들의 작업을 돕는 보조 수단으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문서에 인용된 출처 웹페이지가 사라졌을 경우 이를 대체할 새로운 출처를 찾아주는 기술적 지원을 AI로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위키백과 검색창에 질문을 입력하면 AI가 전체 백과 내용을 토대로 답변을 제시하는 기능도 검토 중이다.
그러나 위키백과의 핵심 원칙인 ‘인간 주도 편집’은 변하지 않는다고 재단은 강조했다. 백과사전의 내용 작성과 최종 편집 책임은 앞으로도 인간 편집자가 맡게 된다는 설명이다.
재단 창립자인 지미 웨일스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 AI 모델이 위키백과 데이터로 훈련되는 것은 매우 기쁜 일”이라며 “위키백과는 인간이 편집한 자료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X의 데이터만으로 학습한 AI를 겨냥해 “그런 AI는 쓰고 싶지 않다. 분노에 찬 AI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