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트 디즈니의 밥 아이거 최고경영자(CEO·사진)가 임기 종료 시점인 올해 말 이전에 은퇴할 뜻을 주변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0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디즈니 이사회가 내주 캘리포니아주 버뱅크 본사에서 회의를 열고 차기 CEO 선임을 위한 투표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이거 CEO는 최근 몇 달간 지인들에게 CEO로서의 고된 업무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뜻을 밝혔으며, 특히 디즈니 산하 ABC의 심야 프로그램 진행자인 지미 키멀의 출연 중단을 둘러싼 내부 갈등 과정에서 상당한 좌절감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거 CEO는 은퇴 이후 요트 항해 등 여가 활동과 가족과의 시간을 보내고, 2024년 인수한 여자 프로축구팀 엔젤 시티 FC 운영에도 집중하고 싶다는 뜻을 주변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구체적인 퇴진 시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후임 CEO가 결정된 이후에도 수개월간 자리를 유지하며 인수인계 작업을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 은퇴 후에도 디즈니 이사회에 잔류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차기 CEO 후보로는 테마파크 등 체험 부문을 총괄하는 조시 다마로 체험 부문 회장과 스트리밍 및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이끄는 데이나 월든 공동 회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두 인사는 지난해 8월 이사회에 디즈니의 중장기 비전을 발표했으며, 현재로서는 다마로 회장이 다소 앞선 후보로 평가받고 있다.
아이거 CEO는 2005년부터 15년간 디즈니를 이끌며 회사를 글로벌 미디어 기업으로 성장시킨 뒤 2020년 은퇴했으나, 후임이었던 밥 체이펙 전 CEO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실적 부진으로 경질되면서 2022년 11월 ‘구원투수’로 복귀한 바 있다.
디즈니 이사회는 앞서 이번 분기 내 차기 CEO를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어, 글로벌 미디어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