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미국과 유럽 채권시장에서 대규모 자금 조달에 성공하며, 단 24시간도 채 안 돼 320억 달러를 확보했다.
블룸버그 통신과 미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알파벳은 미국 시장에서 달러화 회사채 발행으로 200억 달러를 조달한 데 이어, 영국과 스위스 시장에서 파운드화·스위스프랑화 채권을 통해 110억~120억 달러를 추가로 끌어모았다.
이번 발행으로 알파벳은 영국과 스위스 양국에서 단일 기업 기준 회사채 판매 기록을 새로 썼다.
영국 시장에서는 55억 파운드(약 75억 달러) 규모의 파운드화 채권을 발행해, 2016년 내셔널그리드가 세운 종전 기록(30억 파운드)을 크게 넘어섰다. 스위스프랑화 채권 역시 기존 최고 기록이던 로슈홀딩스의 30억 스위스프랑(약 39억 달러)을 근소하게 상회했다.
특히 시장의 관심을 모았던 100년 만기 초장기채 발행도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10억 파운드 규모로 발행된 이 채권에는 발행액의 약 10배에 달하는 주문이 몰렸으며, 금리는 영국 10년물 국채 대비 1.2%포인트(P) 높은 수준에서 결정됐다. 기술기업이 100년 만기 채권을 발행한 것은 1996년 IBM, 1997년 모토로라 이후 약 30년 만이다.
가장 만기가 짧은 3년물 채권의 경우에도 영국 국채 대비 가산금리는 45bp(0.45%P)에 불과해, 알파벳의 높은 신용도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대규모 채권 발행을 통해 알파벳이 AI 인프라 투자 경쟁에서 경쟁사들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알파벳은 올해 최대 1,850억 달러의 자본지출(CAPEX)을 예고한 상태로, 지난해 말 기준 약 1,300억 달러의 현금 보유액에 이번 채권 발행으로 확보한 320억 달러를 더하면, 필요한 투자 재원을 거의 마련한 셈이다.
특히 알파벳은 경쟁사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재무적 저력도 과시했다. 이번 달러화 채권 발행에서 장기물 기준 국채 대비 가산금리는 0.95%포인트 수준으로, 오라클(약 2.25%P)는 물론 메타(1%P대)보다도 낮았다.
알파벳의 아나트 아슈케나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4일 실적 발표 직후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재정적으로 책임감 있는 방식으로 적절한 투자를 이어가며, 매우 건전한 재무 상태를 유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