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지면 목사 & 교수(작곡)
California Arts University Faculty
DMA Dissertation & Research Paper:
https://independent.academia.edu/jimyunkim
말씀과 찬양
https://www.youtube.com/@churchoffaithjimyunkim4596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1000만 관객을 넘어설 기세로 흥행하고 있습니다. 평소 장항준 감독의 예능적 캐릭터 때문에 이 영화의 작품성에 대해서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필자의 선입견 때문이었음을 반성하게 하는 작품이었습니다.
두 시간 가까이 되는 런닝타임이 지루함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이야기의 전개가 빠르면서도 때로는 긴 여운을 남기는 쉼이 있는 영화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영화가 끝을 향해 갈 즈음 필자는 동시에 다른 영화가 생각이 났습니다. 바로 ‘라이언 일병 구하기’라는 영화입니다.
라이언 일병을 찾아 집으로 복귀시키기 위해 밀러 대위를 비롯한 부대원들의 희생적인 작전과 밀러 대위의 희생… 그리고 그 희생을 잊지 않고 평생을 살아온 노년의 라이언이 밀러 대위의 묘지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거수 경례를 하던 장면이 떠오른 것입니다.
왜 ‘라이언 일병 구하기’와 ‘왕과 사는 남자’가 Overlap되었을까…?
외진 고을의 촌장 엄흥도는 자식과 마을 사람들을 위해서 애쓰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이웃 노루골이 한양에서 유배되어 오는 양반들을 통해 마을이 경제적으로 살아나는 것을 알게 된 후, 엄흥도 역시 유배되어 오는 양반 유치에 나서게 됩니다. 그런데, 하필이면 폐위된 왕(단종) 이홍위가 오게 되면서 마을이 긴장하게 됩니다.
영화는 …
권력과 정치 앞에서 한없이 나약하고 무기력했던 단종 이홍위가 유배지에서 마을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서 애민(愛民)의 마음이 싹트게 되고, 그 마음이 바탕이 되어 진정한 권력 의지를 갖게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역사물이 그렇듯이 이미 결과를 다 아는 이야기인지라 아무리 감독의 상상력이 결합된 작품이라 할지라도 단종 복위의 실패는 이미 주어진 결말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이홍도를 돕기 위해 사력을 다하는 촌장 엄홍도와 마을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 마지막까지 노력하였던 단종의 비극적인 죽음에 새삼 안타까움과 서운한 마음이 들게 하는 영화였습니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 이후 영화를 보면서 눈물을 훔친 두 번째 영화가 되었기에 두 영화를 함께 생각해 보게 된 것입니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서도 라이언이 자신을 구해준 밀러 대위를 비롯한 부대원들을 잊지 못하며 평생을 열심히 살아온 인물로 소개되었을 때 첫 장면부터 감동의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리고, ‘왕과 사는 남자’를 보면서 역시 보잘것 없는 마을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기꺼이 희생을 감수하고자 하는 폐위된 왕 이홍위와 그를 돕기 위해 목숨을 걸고 움직인 촌장 엄흥도가 이홍위의 시신을 수습하는 마지막 장면을 보며 필자는 예수님의 시신을 수습한 아리마대 요셉이 떠올랐습니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이나 기타 다른 여러 어려운 상황에서 도움을 받게 될 경우 이를 ‘은혜’로 생각하며 도움을 준 사람을 기억합니다. 그리고 그 도움의 크기가 클수록 평생을 기억할 만한 일로 여기기도 합니다.
아리마대 요셉은 당시 산헤드린 공회의 의원이자 부자였습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예수님의 제자이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처음에 그는 예수님의 제자라는 사실을 숨겼습니다. 자신의 사회적 위치 등을 고려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사역을 지켜보며 백성들을 사랑하는 그의 헌신적인 사역과 희생 앞에 그의 마음이 녹아들며 자신의 사회적 지위나 명예 같은 것은 더 이상 중요한 문제가 되지 않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생각할 때 진정 나를 죽음에서 건진 구원자라는 것을 체감적으로 느끼게 된다면 ‘복음’은 진정 살아 있는 가치로 커다란 울림을 주며 우리들의 삶을 지배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받은 바 은혜를 가슴으로 체감하는 순간 …
요즘 한국 교회가 열병처럼 앓고 있는 갈등과 분열이 아닌 서로를 위한 희생과 세움의 관계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소망을 갖아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