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탈리아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대성당에서 성 프란치스코 유해가 일반에 처음으로 공개되면서 전 세계 가톨릭 신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공개는 성 프란치스코 선종 800주년을 기념하는 ‘성 프란치스코의 해’(2026년 1월 10일 - 2027년 1월 10일)를 맞아 2월 22일부터 시작됐다. 유해는 대성당 지하 경당에 유리함에 안치된 상태로 3월 22일까지 한 달간 공개된다.
공개 첫날부터 순례객들은 새벽 동이 트기 전부터 길게 줄을 섰다. 30분 단위로 약 750명씩 입장해 성인 유해 30cm 앞에서 경배했으며, 현장에서는 휴대전화 사용이 금지되고 침묵 속 묵상이 이어졌으며 기도 지향 봉헌함이 운영됐다. 작은형제회 수도자들은 순례자들에게 경건한 분위기 유지를 거듭 당부했다.
일부 신자들은 무릎을 꿇고 기도하거나 유리함에 입을 맞추며 깊은 신심을 표현했다. 또한 현장에 마련된 기도 지향 봉헌함에는 각자의 사연과 기도문이 담긴 종이가 쌓여 갔다.
가톨릭 방송 네트워크 EWTN 소셜미디어팀 제이콥 스타인은 “800년 전 선종한 성인의 유해 가까이에서 경배할 수 있다는 사실에 큰 감동을 받았다”며 “프란치스코 성인이 그리스도를 철저히 본받은 삶을 살았음을 새삼 깨닫는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2월 21일까지 약 37만 명이 경배 참석을 등록했으며, 이 가운데 80%는 이탈리아 국내 순례자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프란치스코회 측은 향후 유럽은 물론 미주와 아시아 등 각 대륙에서 더 많은 순례객이 아시시를 찾을 것으로 전망했다.
가난과 겸손, 평화의 영성을 강조했던 성 프란치스코의 삶은 선종 800년이 지난 오늘에도 여전히 깊은 울림을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