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국방부가 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과의 관계 단절을 선언한 직후, 이란 공습 작전에 해당 회사의 AI 모델 ‘클로드(Claude)’가 활용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악시오스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28일(현지시간) 시작된 미·이스라엘의 이란 합동 폭격에서 클로드 기반 드론 기술이 실제 작전에 투입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군은 정보 수집은 물론 목표물 선정과 전장 시뮬레이션 수행에도 해당 AI를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공격 개시 4~5시간 전, 모든 연방 기관에 클로드 사용을 즉시 중단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몇 시간 뒤에는 오픈AI의 모델을 국방부 기밀 네트워크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AI 도구가 이미 군사 시스템 전반에 통합돼 있어 즉각적인 분리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인정했다. 그는 “보다 나은 서비스로 전환할 수 있도록 앤트로픽이 최대 6개월간 서비스를 계속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헤그세스 장관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미군과 계약한 업체, 공급업체 또는 파트너는 앤트로픽과 거래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앤트로픽은 공식 블로그를 통해 장관의 발언을 반박했다. 회사 측은 “공급망 위험 지정은 역사적으로 미국의 적대국에 적용돼 왔으며, 미국 기업에 공개적으로 적용된 사례는 없다”고 주장했다.
또 해당 지정은 국방부 계약과 직접 관련된 경우에만 적용될 수 있으며, 계약과 무관한 다른 서비스 이용까지 제한할 법적 권한은 없다고 지적했다.
다리오 아모데이 CEO는 CBS 인터뷰에서 “정부에 반대 의견을 표명하는 것은 수정헌법 제1조가 보장한 권리”라며 “정부 정책에 이견을 제기하는 것 자체가 미국적인 행동”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안은 군사 시스템에 깊이 통합된 AI 도구를 단기간에 교체하는 것이 얼마나 복잡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동시에 민간 AI 기업과 국방부 간 계약 관계, 공급망 위험 지정의 법적 범위 등을 둘러싼 공방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앤트로픽이 국방부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AI 기술의 군사 활용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기술·안보·표현의 자유를 둘러싼 논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