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산업의 핵심 투자자로 꼽히는 젠슨 황 엔비디아(Nvidia) 최고경영자(CEO)가 오픈AI에 대한 1천억 달러(약 144조원) 규모 투자 계획이 사실상 실현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황 CEO는 4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모건스탠리 기술·미디어·통신(TMT) 콘퍼런스에서 최근 오픈AI에 투자한 300억 달러(약 43조원)에 대해 “이 AI 스타트업에 대한 마지막 투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그는 지난해 9월 언급됐던 1천억 달러 투자 계획에 대해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며 오픈AI의 기업공개(IPO) 계획을 주요 이유로 들었다.
황 CEO는 “오픈AI가 올해 말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고 예상하면서, 상장 이후에는 투자 구조와 자금 조달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 “투자 → 칩 구매” 구조…AI 생태계 전략
엔비디아는 지난해 오픈AI에 최대 1천억 달러를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하며 AI 산업 투자 경쟁의 중심에 섰다. 당시 구상된 구조는 다음과 같았다. ▲엔비디아가 오픈AI에 대규모 투자 ▲오픈AI는 투자금으로 엔비디아 GPU·AI칩을 대량 구매 ▲양측이 AI 인프라 생태계 공동 확장 등이다. 하지만 이 계획은 구체적인 계약 단계로 이어지지 못했다. 엔비디아는 이후 공시 서류에서 “오픈AI 투자 약정은 확정된 것이 아니며 성사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는 면책 조항을 포함했다. 올해 1월에는 엔비디아 내부에서 투자 회의론이 제기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그러나 엔비디아는 지난달 오픈AI의 자금 조달 라운드에 참여해 300억 달러 투자를 단행하며 관계를 유지했다.
▲앤트로픽 투자도 “마지막”
젠슨 황 CEO는 이날 오픈AI 경쟁사인 앤트로픽(Anthropic)에 대해서도 투자 확대 계획이 없음을 시사했다. 그는 “지난해 발표했던 100억 달러 투자가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앤트로픽 역시 상장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져, 향후 대형 AI 기업들이 IPO를 통해 직접 자금을 조달하는 구조로 이동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AI 투자 전략 변화 신호
전문가들은 황 CEO의 발언이 AI 산업 투자 전략의 변화 신호일 수 있다고 분석한다. 지난 2년 동안 AI 산업은 ▲빅테크 ▲반도체 기업 ▲벤처 자본이 참여한 초대형 투자 경쟁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주요 AI 기업들이 IPO 단계에 접근하면서 ▲투자 중심 → 상장 중심 자금 조달 ▲비공개 투자 → 공개 시장 투자 구조로 전환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AI 업계 관계자는 “오픈AI와 앤트로픽이 상장에 나설 경우 AI 기업의 기업가치와 시장 지형이 크게 재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