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지면 교수(작곡)
California Arts University Faculty
DMA Dissertation & Research Paper:
https://independent.academia.edu/jimyunkim
월간 예배음악 칼럼: http://www.worshipmusic.co.kr/18894
문화체육관광부는 6일 첼리스트 겸 현재 독일 함부르크 심포니 수석 객원 지휘자인 장한나를 예술의전당 사장으로 임명한다고 발표하였습니다. 예술의전당이 1987년에 설립된 이래 여성이 사장으로 취임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최휘영 장관은 풍부한 연주, 지휘 경험과 세계의 음악인들과의 폭넓은 교류를 통해 쌓인 풍부한 공연예술에 대한 이해를 높이 평가하여 임명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역대 사장들의 면면을 보면 크게 세 가지 형태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는 문화체육관광부 출신의 관료형입니다. 이들은 일단 조직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면서 예술 정책들을 잘 수행하였다는 평을 받습니다. 둘째는 기획형 인사입니다. 이들은 공연기획, 문화경영 전문가로서 기획과 프로그램 운영 중심의 행정을 펼쳤다고 봅니다. 마지막으로는 문화계 인사입니다. 언론·문화계의 인물로서 전문 행정가로서 예술의전당 운영을 해왔다는 평을 받습니다.
장한나는 세계적인 첼리스트로 먼저 알려졌습니다.
1994년 만 11세에 로스트로포비치 국제 첼로 콩쿠르에서 우승하였으며 첼로 거장 므스티슬라프 로스트로포비치의 극찬을 받으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하였습니다. 이후 주빈 메타, 주세페 시노폴리, 쿠르트 마주어 등과 협연하였고, 베를린 필하모닉, 뉴욕 필하모닉 등 세계 정상급 오케스트라와도 공연을 하였습니다. 그녀의 연주는 깊은 감정 표현과 강렬한 해석, 로스트로포비치 계보를 잇는 정통 러시아 첼로 스타일과 현대적 감각이 결합된 연주라는 평가를 받기도 하였습니다.
2000년에 들어서 장한나는 지휘 공부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2012년에 지휘자로 공식적인 데뷔를 하였습니다. 2013년에는 독일의 함부르크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상임지휘자로 1년간 활동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녀의 지휘는 첼리스트 출신답게 작품을 해석할 때 선율 중심적 해석과 오케스트라의 ‘호흡’을 강조하는 지휘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공연 현장 중심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던 연주자에서 조직을 총괄하는 행정가로서의 변화로 인해 예술계 관계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장한나 사장의 취임으로 예술계에서는 여러 기대감을 갖고 있는데, 국제적인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는 점과 예술의전당 프로그램의 기획에 새로운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한 역대 최연소 사장의 취임으로 한국 음악 예술계의 권위적 구조에 새로운 변화를 이끌지도 관심이 가는 부분입니다.
예술가로서의 장한나는 과거의 활동을 보았을 때 소통형 음악을 보여 주었다고 봅니다. 이러한 그녀의 성향이 행정가로서의 정책으로 반영된다면 보다 더 관객 친화적인 기획을 많이 내놓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예상을 해 봅니다.
반면 우려되는 점도 있는데, 지금까지는 전문 행정가나 기획자 또는 문화계 전문 경영자가 운영 책임자로서 예술가들을 관리해 왔습니다. 그런데 장한나 사장의 취임으로 반대의 상황이 벌어지게 된 것입니다. 예술가로서는 뛰어난 인재이지만, 행정 경험이 부족한 젊은 사장이 과연 예술의전당 조직을 제대로 장악하여 잘 운영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도 있습니다. 여기에 유명한 예술인을 행정적 검증 없이 임명하였다는 부담감 또한 있습니다. 특히 많은 해외 활동으로 국내 사정에 취약할 수 있다는 부분도 지적되고 있습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예술인 장한나의 예술의전당 사장 취임은 새로운 도전이자 실험이 될 것입니다. 그녀는 자신의 예술가로서의 커리어를 행정에 잘 접목하여 정책 능력까지 성공적으로 발휘할 수 있을지, 앞으로 그녀의 행보에 관심을 갖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