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글이 전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 김연아와 발레리나 강수진의 협업을 담은 ‘제미나이(Gemini)’ 캠페인을 공개하며, 인공지능(AI)의 역할이 콘텐츠 소비를 넘어 ‘창작 영역’으로 본격 확장되고 있음을 선언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김연아의 대표 프로그램 ‘죽음의 무도(Danse Macabre)’를 발레로 재해석하는 과정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2009년 세계선수권 우승을 이끈 상징적 작품을 12년 만에 새로운 장르로 확장한 시도다. 그러나 이번 작업의 핵심은 단순한 장르 변환이 아니라, 그 전 과정에 AI가 깊숙이 개입했다는 점에 있다.
김연아의 도전을 이끈 강수진과 국립발레단 전문가들은 안무 구성, 동선 설계, 무대 연출 등 전 단계에서 ‘제미나이’를 활용했다. 초기 아이디어 구상부터 의상 디자인 시각화, 공연 콘셉트 정교화까지 AI가 창작 파트너로 작동했다. 특히 ‘Gemini Live’ 기능을 통해 연습 과정에서 동작을 실시간으로 분석·보완하는 등, 제작 현장의 효율성과 완성도를 동시에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이번 캠페인이 주목받는 이유는 AI의 역할이 명확히 달라졌다는 점이다. 기존 생성형 AI가 텍스트·이미지 생성 중심의 ‘보조 도구’에 머물렀다면, 제미나이는 창작 과정 전반에 참여하는 ‘협업자(collaborator)’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안무와 무대 디자인처럼 감각과 경험이 중요한 예술 영역에서 AI가 활용됐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AI가 인간의 창의성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확장하는 단계로 진입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구글의 이번 행보는 AI 경쟁의 전장이 어디로 향하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다. 그동안 AI 경쟁이 검색, 생산성 도구, 클라우드 등 기능 중심으로 전개됐다면, 이제는 영화·음악·공연 등 ‘창작 산업’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실제로 할리우드에서는 AI 기반 영상 제작 스타트업 인수와 배우·음성 복원 기술이 확산되고 있으며, 음악·디자인 분야에서도 AI 활용이 급증하는 추세다. 구글은 제미나이를 앞세워 이러한 흐름 속에서 ‘AI 창작 플랫폼’ 주도권 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구글은 이번 캠페인을 통해 ‘Create with Google Gemini’라는 메시지를 강조했다. 이는 AI를 전문가 전용 도구가 아닌,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일상형 파트너’로 포지셔닝하려는 전략이다.
김연아라는 상징적 인물을 통해 대중적 공감대를 확보하고, 발레라는 낯선 영역까지 확장한 도전 서사를 결합함으로써 기술 메시지를 감성적으로 전달한 점도 눈에 띈다.
구글 관계자는 “제미나이가 인간의 창의적 도전에 영감을 더하고, 각자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조력자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며 “앞으로 다양한 분야의 아이콘들과 협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캠페인 영상은 구글코리아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됐으며, 제작 과정과 AI 활용 장면을 담은 비하인드 영상과 숏폼 콘텐츠도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