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티브 힐튼 /페이스북
도널드 대통령이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 스티브 힐튼(Steve Hilton)을 공개 지지하면서 선거 판세에 새로운 변수가 등장했다. 스티브 힐튼은 폭스 뉴스(Fox News)의 전 진행자이자 보수 성향의 정치 평론가로, 2017년부터 2023년까지 《더 넥스트 레볼루션(The Next Revolution)》을 진행한 바 있다. 또한 스티브 힐튼은 데이비드 캐머런(David Cameron) 전 영국 총리의 핵심 전략가이자 고문이었다. 2010년 영국 보수당의 승리를 이끈 현대화 전략을 주도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SNS를 통해 힐튼을 “캘리포니아를 다시 위대한 주로 되돌릴 수 있는 인물”이라고 평가하며 전폭적인 지지를 선언했다. 범죄 증가와 높은 세금, 주민 이탈 문제 등을 지적하며 민주당 지도부를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이번 지지는 공화당 후보군이 분산된 상황에서 나왔다. 현재 공화당 내에서는 힐튼과 리버사이드 카운티 보안관 채드 비앙코 등이 주요 경쟁자로 거론되지만, 뚜렷한 단일 주자는 형성되지 않은 상태다.
정치권에서는 트럼프의 지지가 공화당 지지층 결집에는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캘리포니아가 전통적인 민주당 강세 지역이라는 점에서 중도층 확장에는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동시에 제기되지만 스티브 힐튼의 돌풍은 예사롭지 않다. 실제로 캘리포니아는 오랜 기간 민주당이 주도해 온 대표적 ‘블루 스테이트’로, 공화당 후보가 주지사에 당선된 것은 아널드 슈워제네거 이후 사실상 끊긴 상태다.
현재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후보를 포함한 전체 후보군 중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는 힐튼은 ‘실용적 포퓰리즘’을 내세우며 정책 경쟁에 나서고 있다. 그는 “이제는 정치가 아니라 결과를 보여줘야 할 때”라며 중산층 회복과 경제 정상화를 핵심 목표로 제시했다.
경제 정책에서는 연 소득 10만 달러까지 주 소득세를 면제하고, 에너지 규제를 완화해 가솔린 가격을 갤런당 3달러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전기요금 역시 최대 50% 절감을 목표로 제시했다. 주택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환경 규제법(CEQA) 개정을 통해 건축 허가 절차를 대폭 단축하고, 민간 주도의 공급 확대를 유도하겠다는 입장이다. 치안 정책에서는 ‘캐치 앤 릴리스(Catch and Release)’ 관행을 폐지하고, 반복 범죄와 마약 유통에 대해 강력한 처벌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민 정책과 관련해서는 ‘성역 주(Sanctuary State)’ 정책 폐지를 주장하며 연방 이민 당국과의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놨다.
힐튼은 영국 보수당 전략가 출신으로, 데이비드 캐머런 정부 시절 핵심 정책 설계를 담당했던 인물로 이후 미국으로 건너와 방송 활동과 정책 연구를 병행하며 정치적 입지를 넓혀왔다. 그는 “캘리포니아는 오랜 일당 체제 속에서 ‘황금의 주’라는 명성을 잃었다”며 “세금 부담 완화와 치안 회복, 주택 문제 해결을 통해 상식적인 주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인 등 아시아계 자영업자들을 언급하며 “경제 재건의 핵심 주체”라고 평가하고, 향후 커뮤니티와의 소통 확대 의지도 밝혔다.
이에 대해 김회창 미공화당필승한인팀 총재는 “이번 선거가 단순한 주지사 선거를 넘어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적 영향력과 공화당 재편 방향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의 지지는 공화당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일 수 있지만, 캘리포니아 유권자의 다수를 차지하는 중도층과 무당층에서는 반감을 불러올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공화당에서 모처럼 강력한 후보가 등장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