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지면 교수(작곡 DMA)
현대실용음악학회 정회원
Faculty of California Arts University
Research Paper & Criticism: https://independent.academia.edu/jimyunkim
월간 예배음악 칼럼: http://www.worshipmusic.co.kr/18894
미국 건국 당시 초대 재무장관을 지낸 Alexander Hamilton(1755-1804)의 일대기를 그린 뮤지컬 ‘해밀턴’이 국내에서 공연을 하게 된다고 합니다. 본 뮤지컬은 2015년 8월 브로드웨이 리처드 로드슨 극장에서 초연되었으며 이후 지난 10년 동안 브로드웨이 박스오피스 1위를 놓치지 않은 막강한 티켓 파워를 갖고 있는 뮤지컬로도 유명합니다. 수상 경력도 화려한데 제70회 토니상을 11개 부분에서 수상을 하였으며 그래미상과 뮤지컬 역사상 단 10개 작품만 해당된다는 2016년 퓰리처상 드라마 부문까지 수상한 전설적인 작품입니다.
미국 문화계에 충격을 준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 본 작품이 11년 만의 월드투어 첫 번째 나라로 한국에 온다고 합니다. 오는 12월에 오리지널 공연을 앞두고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본 작품은 Lin-Manuel Miranda에 의해서 작사,곡 작업을 모두 한 것과 힙합과 재즈, R&B 등 다양한 장르로 현대적인 음악으로 풀어낸 작품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작품의 주인공인 해밀턴의 삶을 조명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최근 미국 사회의 반이민 정책들과 비교되어 또 다른 화제를 낳고 있기도 합니다.
Alexander Hamilton은 미국 건국의 아버지로 추앙받는 인물입니다. 하지만 그는 당시 영국 본토에서 건너온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당시 영국령이었던 서인도제도 네비스라는 작은 섬에서 사생아로 출생하였습니다. 그의 친가와 외가는 모두 중산층 정도였지만 위로는 플랜테이션 귀족들에게 치이고, 아래로는 거리의 폭도들이나 제멋대로 구는 노예들에게 시달리는 삶을 살았습니다.(‘알렉산더 해밀턴’, 제1장 표류자들, p. 26, 저자: 론 처노, 번역:서종민, 김지연, 아르테(arte), 2018. 5.) 미국 역사상 대통령에 오르지 않은 정치적 인물들 중 가장 중요한 존재일 뿐 아니라, 심지어 수많은 역대 대통령들보다 더욱 크고 지속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던 인물(프롤로그, p.18-19.)이었다는 부분을 생각해 볼 때 그의 출신과 배경이 주목을 끌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는 서인도제도 출신으로 자라면서 노예제도에 대한 반감이 있었습니다. 또한 당시로서는 생각하기 어려운 백인과 흑인이 유전적으로 동등하다는 철학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이러한 신념을 갖고 초기 미국 건국과 이후 신생 정부에서 활동하였던 인물이었습니다.
또 하나 눈길이 가는 부분은…
본 작품의 넘버 등 작품 전체의 음악(작사,곡)을 만든 Lin-Manuel Miranda도 미국 뉴욕 출신이기는 하지만, 푸에르토리코계라는 점입니다. 그는 미국의 뮤지컬 작곡가, 작사가, 배우, 감독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면서 토니상, 로런스 올리비에상, 그레미상 수상자이기도 합니다. 더욱이 자신이 작업한 뮤지컬 해밀턴에 직접 배우로서 출연하기도 하였습니다.
한편 아티스트로서가 아닌 삶의 행적을 살펴보면 ...
그의 아버지 Luis A. Miranda Jr.는 뉴욕 지사 선거에서 민주당 Ed Koch 후보 등의 캠페인 컨설턴트로 활동한 정치 고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뮤지컬 ‘해밀턴’의 초기 넘버를 오바마 행정부 시절 백악관에서 시연했던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이처럼 그는 민주당 성향의 인물로서 뮤지컬 ‘해밀턴’과 ‘인 더 하이츠’를 통해 이민자의 역사, 젠트리피케이션, 유색인종의 서사를 작품에 반영하는 작업을 한 아티스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정책이나 국경 장벽 건설 등을 공개적으로 비판했으며, 2024년 미국 대선 당시 푸에르토리코 비하 발언 논란 이후 펜실베이니아주 베들레헴에서 열린 해리스-월즈(민주당) 지지 유권자 동원 행사에 참석해 연설을 하는 등의 활동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그의 이런 민주당 성향의 활동을 비판하는 흐름도 있었지만 전반적인 그의 삶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납니다.
요즘 미국내에서 트럼프의 지지율이 떨어지면서 반트럼프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고, 한국과의 사이에서도 주한 미군의 주둔 및 여러 경제 협력 정책 등에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올 12월에 있을 뮤지컬 ‘해밀턴’의 오리지널 작품 공연 소식이 여러 의미에서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예술과 철학과 정치 …
모든 분야가 인간의 삶에서 떨어질 수 없는 관계 속에 있음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사람은 삶의 관계 속에서 인생을 노래하며 삶의 철학을 표현하고 때로는 사람 사이의 중요한 이슈에 관한 이야기를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아티스트를 어느 특정한 사상이나 정치적 틀에 가두어 판단하는 것은 지양해야 할 부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왜냐하면 우리들의 삶이란 여러 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상호작용하면서 수시로 변화해 갈 수밖에 없는 존재들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