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지면 교수
Doctor of Music Arts at California Arts University
Dissertation: https://independent.academia.edu/jimyunkim
Professor & IT Director | California Arts University
Church of Faith Senior Pastor https://www.youtube.com/@churchoffaithjimyunkim4596
2024년 12월 3일 아침 일찍부터 황당한 뉴스를 접했습니다.
한국에서 난데없이 계엄령이 선포되었다는 것입니다. “갑자기..?, 왜…? .., 북한이 심각한 국지 도발이라도 했나…?” 여러가지 궁금증을 품은 채 실시간 뉴스를 보았습니다.
윤석렬 대통령이 발표한 담화문 내용을 보니…
야당이 전례없는 ‘입법독재’로 국정을 마비시키고 국가를 혼란과 위기로 빠뜨리고 있다는 것이 계엄령 발동의 이유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저는 잠시 혼란스러웠습니다. 바로 ‘입법독재’라는 표현 때문이었습니다.
국회에서의 ‘입법권’은 민주주의에서 3권 분립에 입각한 입법부의 독립적인 권한이고, 의원 한 사람 한 사람이 국민에 의해 선출된 입법기관으로서 이들이 뜻을 모아 법을 발의하는 행위는 지극히 정상적인 입법활동인데, 여기에 ‘독재’라는 단어를 같다 붙이는 것이 과연 맞는 말인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독재(獨裁)’의 뜻이 무엇입니까..?
사전적 의미로는, ‘모든 권력을 쥐고 독단으로 사물을 지배하는 것’ 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통령은 국회의원을 반국가 세력으로 규정하여 발표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국회의원들의 입법활동 자체가 의견을 수렴하고, 토의하며 의결을 거치는 등 민주적 절차에 의한 활동임에도 이에 ‘독재’라는 단어를 붙이는 것 자체가 넌센스인 것입니다.
‘계엄’이라는 것이 2024년에 성공할 수 없는 요건은 다음 몇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첫째로, 계엄 자체가 군을 동원 시키는 행위이기 때문에 군 장악력이 확실한 군 출신 지도자여야 가능합니다. 설령 군 출신이라고 하더라도, 과거 5.16.의 박정희 대통령이나 12.12.의 전두환 대통령의 경우 처럼, 군부내의 핵심 지도부를 수하로 확보해야 추후 일사불란한 계엄 관리도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윤석렬 대통령은 군을 모릅니다. 명령에 따르는 군일지라도, 일선 부대를 지휘하는 장군들은 정치적 상황에 민감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여러가지 돌발 변수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는 리스크 요인이 많습니다.
둘째로, 과거 5.16이나, 12.12.가 성공하고 후속 조치로 강력한 계엄 환경 유지가 가능했던 이유로 당시는 20세기 아날로그 시대였다는 말입니다. 그렇기에 모든 작전 하달이나 수행에 있어서 상당히 긴 시간 동안 보안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명령을 하달받아 수행하는 초급 지휘관들이나 장병들은 외부 정보와 차단된 채 그저 당장 내려오는 명령에 최선을 다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떻습니까…?
일단 지금은 통행금지 시대도 아니기에 밤 10시 11시라고 해 봐야 한국은 초저녁 같습니다. 그렇기에 아무리 기습적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군을 심야에 이동시킨다고 한 들…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의 눈이 많이 있을 수 밖에 없고, 여러 정보들이 빠르게 퍼져나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기에 군이 빨리 출동하여 국회를 장악하려고 했지만, 이미 국회에는 많은 시민들이 있었고, 과반수 이상의 의원들이 모일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
현재의 대통령은 지지기반이 너무 취약한 상황이고, 그렇기에 군이 계엄에 적극적으로 임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있었습니다. 국회를 장악하려는 작전을 수행하는 군의 태도를 보더라도 어딘지 모르게 무기력하게 보였습니다. 이는 일선 부대 지휘부에서 명령을 하달하는 지휘관들의 고뇌가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과거 5.16. 때나, 12.12 당시 군부가 국회를 무력화 했던 일사불란한 작전 수행을 떠올려 보면 너무나도 비교되는 움직이었습니다. 상부의 명령을 따르기는 하지만, 적극적이지 않았고, 국회 본관 코 앞에서 마치 빨리 국회 의결이 끝나기만을 바라는 것처럼 굼뜨게 움직였습니다.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지 못하는 대통령의 무모한 계엄령 시도는 많은 일선 군 지휘관들에게 적지 않은 정치적 부담이었을 것이라는 말입니다.
결국 두 시간이 채 않되서 국회는 무사히 계엄 철회 의결이 가능했고, 또 군은 국회의 의결을 기다렸다는 듯이 바로 철수하는 … 낯선(?) 모습을 보이기도 하였습니다. 군부 정권이었으면 절대로 있을 수 없는 모습인지라, 잔뜩 긴장했던 마음이 오히려 민망할 정도였습니다.
도데체 이런 황당한 일을 기획하고, 실행시킨 실무 참모는 누구였을까…? 라는 궁금증도 생겼습니다. 그 만큼 이들의 작전 수행은 참으로 허술하였기 때문입니다.
이제 또 며칠 더 있으면 12. 12.가 다가옵니다. 당시 쿠테타를 실행한 두 권력자는 모두 세상을 떠나 역사적 인물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5.17. 전국 비상 계엄의 상황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던 필자로서는 2024년 12월에 일어났던 3시간 짜리 비상계엄 해프닝을 보면서 상당히 엄중한 사건이었음에도 쓴 웃음이 나왔습니다. 그 만큼 현재 국가 권력을 운영하고 있는 사람들의 마인드가 너무나도 아마추어 같았기 때문입니다.
훗날 오늘의 해프닝에 대해서 …
문화 종사자들이 영화로 만들 경우, 역사의 엄중한 기록으로 만들기보다는 코미디로 제작할 것만 같은 어이없는 하루였습니다.
‘비상계엄’ …
지난 20세기 역사에서 국민들에게 두 번이나 겪었던 공포의 트라우마가 아닌, 정치적 해프닝으로 각인되는 역사적 힐링(?)의 계기가 될 것 같습니다.
길었지만, 결코 길지 않았던 … 역사적인 순간(?)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