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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음악의 정치학
  • 김지면
  • 등록 2024-12-17 09: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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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면 교수 

Doctor of Music Arts at California Arts University

Dissertation: https://independent.academia.edu/jimyunkim

Professor & IT Director | California Arts University

Church of Faith Senior Pastor https://www.youtube.com/@churchoffaithjimyunkim4596



지난 12월 3일에 잊을 수 없는 역사적인 사건이 있었습니다. 

윤석렬 대통령의 ‘비상계엄’발표와 계엄군이 국회로 진입하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바라보면서 도데체 무슨일이 벌어지는 것인지 혼란스러웠습니다. 지난 열흘 남짓한 시간이 마치 1년처럼 느껴진 시간들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와중에 국민들이 보여주었던 모습은 또 하나 새로운 차원에서의 놀라운 모습이었습니다. 


과거 박근혜 대통령 탄핵 당시 ‘촛불’이 시위의 상징이되었다면, 지난 열흘 동안 보여진 시위에서의 상징은 특이하게도 K-POP의 심벌처럼 여겨지던 팬덤 문화의 상징인 ‘응원봉’의 등장입니다. 그리고 시위의 플레이 리스트라는 것이 돌기도 하였습니다. 


과거 독재정권하에서 시위때마다 군중들은 소위 ‘민중가요’라는 것을 부르며 저항정신을 키웠습니다. 노래의 분위기도 어두웠고 비장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등장한 시위곡들은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 aespa의 ‘Next Level’, Day6의 ‘Happy’와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 BTS의 ‘불타오르네’, G-Dragon의 ‘삐딱하게’ 등이었습니다. 


정치하고는  담을 쌓았을 것만 같았던 MZ세대들이 현실 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시국에 맞는 개사를 통해 시위곡으로 활용하였다는 점에서 신선한 활력과 새로운 문화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국내외 언론으로 부터 받기도 하였습니다. 


사회학적인 측면에서 ‘음악’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면,  두 가지 주장을 들 수 있습니다. ‘음악을 비사회적(non-social)이고 은근히 형이상학적 용어로 이해하려는 경향’ 과 ‘음악이 본질적으로 인간적이며 사회에 뿌리를 두고 있어 사회에 의해 변화될 수 있는 구조’라고 보는 견해(이원자, <바하>음악의 정치학, (서울, 음악논단 제11집, 한양대학교 음악연구소, 1997), 249-298.) 입니다. 


서로 상반되어 보이는 두 견해에서 필자 역시 후자의 견해에 더 지지를 보내는 입장이기는 합니다. 그 이유는 음악 역시 예술가의 사회적 가치와 감정이 녹아든 산물이기 때문입니다.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 선생님은 “정치가는 음악을 할 수 없지만, 음악가는 정치를 할 수 있다”라는 말을 남기기도 하였습니다. 어느 평론가는 윤이상 선생님의 말에 대해 ‘음악이 ‘차이’를 해결하고 ‘이해’의 과정을 이끌어내는 효과가 있다는 의미’ 라는 해설을 붙이기도 하였습니다.(송현민, 음악과 정치, (서울: 객석, 2016)) 즉, 음악이 사회 통합에 기여할 수 있다는 해석입니다. 그런데 또 베토벤 교향곡 9번 일명 ‘합창 교향곡’의 경우, 1937년 히틀러의 생일에 연주하기도 하였으며 나찌 친위대를 위한 연주에 사용되기도 하였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정치가는 음악을 할 수는 없지만, 음악을 이용할 수는 있는 것으로의 정리는 가능할 것 같습니다. 구지 역사적인 일을 이야기할 것도 없이 현실 정치에서 우리는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켐페인 송을 바라보면서 음악이 과연 정치와 깊이 연관되어 있음을 체감할할 수 있습니다. 얼마 전 끝난 미국의 대통령 선거 운동 때에도 비욘세의 노래를 가지고 양 쪽 후보 진영에서 신경전을 펼쳤던 일도 있었습니다. 


2000년 대 이후 팝음악을 기획하고 만드는 회사들이 대형화되면서 대중음악은 이제 새로운 유행을 이끌고, 대중 문화를 이끄는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는 부분에는 동의를 하지만, 요즘처럼 엄중한 시국에서의 시위에 활용되리라고는 감히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더불어 필자와 나이가 같은 50대 후반의 가수 이승환의 열정적인 집회 공연을 바라보면서 여느 젊은이 못지 않은 힘과 패기가 아직도 남이 있음을 부러운 마음으로 바라보기도 하였습니다. 


시대를 막론하고 음악이 세계의 각 지역에서 격동의 시기를 보낼 때 적지 않은 비중으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현재 대한민국에서 시위 노래로 등장한 K-POP은 참으로 낯설지만, 신선하였고, 엄중하고도 비장한 분위기를 일순간 축제의 현장으로 바꾸는 역활을 하였습니다. 또한 적절한 개사를 통해 자신들의 의견을 표출한 MZ 세대들의 센스와 정치감각 또한 돋보였다고 보여집니다. 


계엄군으로 국회에 들어간 젊은 특수 부대 군인들이 최대한 폭력을 자제하면서 가려진 얼굴 사이로 보였던 눈망울과, 시위에 참여하여 K-POP을 부르는 또 다른 청년들의 모습들 사이에서 20세기 소통과 정보가 단절되었던 아날로그 시대의 폭력적 비극은 되풀이될 수 없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일찌기 조선의 위대한 왕으로 기억되고 있는 세종대왕도… 

음악이 심성을 바르게 하고 사회에 끼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을 알았기에 음악에도 많은 공을 들였던 인물이기도 하였습니다. 


음악과 문화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으로서 

현 시대에서 음악이 다시금 어떠한 문화를 창출하고, 세상을 이끌어 갈지에 대한 새로운 기대감을 갖는 것이 과연 지나친 바램일지 … 


계속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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